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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팁 따라하기

무환수 무여과 어항에서 구피 키우기

by 다오^^ 2023.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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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집에서 물고기를 키우는 어항에는 기포기와 여과기는 기본으로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때마다 한 번씩 어항의 물을 갈아주지요

 

옛날어항
기포기, 여과기가 있는 전통적인 어항

 

 

무환수 무여과 어항은 여과기 없이 물도 갈아주지 않고 유지하는 어항입니다

그게 정말 가능한건가? 라는 생각이 드시는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이미 1년 반정도 물을 한 번도 갈아주지 않은 어항을 두 개나 가지고 있습니다

물고기는 병도 걸린 적 없고 새끼가 너무 많이 생겨서 때마다 분양하기에 바쁩니다

죽는 물고기도 없고, 새끼도 많이 생긴다면 너무나 잘 살고 있다는 뜻 아닐까요?

 

 

 

분양 직전의 구피
제가 새끼부터 키워서 분양보내기 직전의 구피입니다

 

원리에 대해서 들어보시면 이해가 가실 겁니다

논문과 관련서적도 많고 성공사례도 수없이 많은 굉장히 과학적인 방법입니다

 

하지만 열대어 관련 카페에서 무환수 무여과 어항 이야기를 했다가 몇 번 시비가 걸렸습니다

그런 식으로 물고기를 키우면 안 된다고 하는데 말에 논리와 두서가 전혀 없더군요

 

그런 분들과 언쟁하는 일에 크게 관심은 없기에 되도록 말을 섞지 않으려고 피해왔습니다만

과학적인 원리와 근거에 대한 이해력을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는

무환수 무여과 어항은 너무나도 흥미로운 이야기이기에 소개해드리려고 이 글을 씁니다

 

 

 

연못
자연의 연못

자연의 연못에서 물고기는 여과기나 기포기가 없어도 잘 살아갑니다

 

일단 물이 공기와 닿는 부분인 표면적이 넓기에 물에 산소가 잘 녹아들어 가서 기포기가 없어도 된다는 것은 금방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과기는 어떠한가요?

물고기가 똥을 싸고, 각종 낙엽이나 유기물들이 계속 물속으로 유입될 텐데 이것들을 걸러주는 여과기의 역할을 하는 것은 무엇인지 금방 떠오르지 않습니다

 

 

 

 

질소사이클
질소사이클 이해도

자연에서의 여과기의 기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위의 질소사이클에 대한 그림을 보시면 됩니다

물고기가 배출하는 똥이나 물에 유입되는 유기물의 분해과정이 나타나 있습니다

 

물속의 유기물은 NH3+ , NO2- , NO3- 의 세 가지 형태로 존재합니다

처음에는 암모니아(NH3+)의 형태로 존재하다가 아질산염(NO2-)으로 변하고, 다시 질산염(NO3-)으로 변하게 됩니다

변화하는 과정을 질산화작용(Nitrification)이라고 하는데요

 

 

 

수초(Aquatic Plants)들이 성장하는 데는 이 세 가지를 모두 사용합니다

그러나 암모니아 형태는 그리 많이 흡수하지 못하며, 질산염은 아주 쉽게 많은 양을 흡수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질산화작용을 거치면 거칠수록 수초가 수월하게 흡수할 수 있게 되고, 수질은 깨끗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질산화작용을 통해 수질이 깨끗해지는 과정을 탈질화작용이라고 합니다

 

결국 자연에서의 여과기의 기능은 질산화작용과 수초의 흡수로 동작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물만있는어항
질산화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어항

그러나 어항에 그냥 물만 넣어놓으면 그러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질산화작용도 일어나지 않고, 수초도 없기 때문이지요

결국 물을 갈아주지 않으면 암모니아에 중독되어 물고기는 죽게 됩니다

 

그래서 질산화작용을 유도하고, 수초도 심어주어야 하는데요

 

 

 

무여과항
무환수 무여과항

그런 원리로 이러한 어항이 탄생하게 됩니다

어항의 절반가량이 수초로 가득합니다

 

수초는 암모니아, 아질산염, 질산염을 흡수하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이지만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뱉어 기포기의 역할을 일부 대신합니다

산소를 배출하는 이 과정은 광합성의 원리이기 때문에 빛이 잘 드는 곳에 어항을 두거나, 사진과 같이 조명을 설치해 주면 효과적입니다

 

 

 

그렇다면 질산화작용은 어디에서 일어날까요?

 

무환수 무여과항을 꾸밀 때는 유기물이 적은 흙을 먼저 깔아주고, 그 위에 소립의 자갈등을 올려 날리지 않게 한 뒤 물을 채우고 그 바닥재에 수초를 심는 과정으로 진행되는데요

이 바닥재 (흙과 자갈) 사이에 박테리아가 많이 서식하게 되고, 이 박테리아들이 각종 유기물들을 분해하여 질산화작용을 일어나게 합니다

분해가 완료되면 수초가 금방 흡수해 버리겠죠

 

 

준비중인 무환수 무여과 어항
물고기를 기다리는 어항

이 과정을 초보는 매우 주의하여야 합니다

 

위의 사진은 제가 꾸며놓은 어항입니다

저는 지금 이 상태로 한 달 이상 물고기를 넣지 않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바닥재에서 좋지 않은 성분이 용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매일 물을 갈아주었습니다

그렇게 2주를 매일 환수를 하고 그 이후로는 점점 환수텀을 늘려갔습니다

지금은 환수는 하지 않고 있지만 수질을 계속 체크 중입니다

 

수초는 발리스네리아와 미크로소리움을 심어놓았고, 물미역모스와 삼각모스를 넣어놓았으며, 붕어마름을 띄워놓았고, 수초는 아니지만 수경재배의 형태로 스킨답서스도 뿌리를 담가놓았습니다

수초가 점점 번식하는 기미가 보이면 그때 물고기를 넣을 생각입니다

 

이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으면 안정적인 어항을 운영할 수 없게 됩니다

 

이 어항은 물고기를 맞을 준비가 거의 다 되어가는 듯합니다

 

 

 

무환수무여과항1호
1호어항

 

무환수무여과2호어항
2호어항

그렇게 운영 중인 두 무환수 무여과 어항입니다

들어가는 전기장비라고는 25W짜리 히터가 전부입니다 (구피는 겨울을 나지 못함)

이 때는 검은색 자갈을 써서 느낌이 많이 다르네요

 

물고기가 똥을 싸면 바닥으로 가라앉아 박테리아와 만나게 되고, 분해되어 수초에 흡수되면 수초가 맹렬하게 자라납니다

그러면 수초를 적당히 커팅해 주는데요

물속으로 투입된 사료가 사이클을 거쳐 수초의 형태로 제거되어 나간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뾰족달팽이새끼
뾰족달팽이

이 과정을 수월하게 도와주는 것은 뾰족 달팽이입니다

뾰족 달팽이는 외국 버전의 다슬기라고 생각하시면 될 텐데요

 

돌틈을 파고드는 습성이 있어서 유기물들을 자갈 속으로 잘 들어갈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러면 더 잘 분해되고 사이클이 잘 유지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어항 벽면의 이끼를 먹어치우는 효과도 있습니다

 

 

 

 

아기구피
알비노 플래티넘 레드테일 빅도살 구피 새끼

 

 

 

추가로 주의할 몇 가지를 이야기하자면

질산화작용 사이클의 한계치를 넘어서는 양의 암모니아를 배출하도록 환경을 조성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로, 물고기 개체수를 너무 늘려서는 안 됩니다 (바꿔 말하면 어항 크기가 충분히 커야 합니다)

두 번째로, 먹이의 양을 적게 주어야 합니다

 

이 두 가지만 지키면 크게 문제가 될 만한 일이 없습니다

 

구피는 서식지 수질이 1~2등급입니다

이러한 구피를 1년 반 이상 질병하나 없이 키워왔습니다

대부분의 열대어는 무환수 무여과 어항에서 무리 없이 키울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이 증발되어 많이 줄었을 때 새 물만 채워주면 됩니다

 

 

 

 

무환수 무여과 어항으로 물고기를 키우면 안 된다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보면

 

1. 밥을 충분히 주어서 사이즈를 빨리 키워야 한다

2. 물 갈아주는 게 귀찮으면 키우지 마라 동물은 사랑으로 키우는 거다

3. 물고기 오래 키운 사람들은 무환수 무여과 안된다고들 한다

 

이 세 가지를 벗어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1번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갑니다

치어들은 수질에 민감해서 수질이 좋지 않으면 생존율이 낮기 때문에 빨리 키워야 한다는 이야기 같은데요

일단 무환수 무여과 어항에는 적용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무환수 무여과 어항이 잘 세팅되었다면 수질은 치어가 못 견디는 수준으로 낮아지지 않습니다

 

보통 어항들은 물을 갈아주기 직전까지 어항의 질산염 수치가 계속 높아집니다

물을 갈아주기 직전의 질산염 수치를 10이라고 합시다

그러다가 물을 갈아주면 단숨에 질산염 수치가 0에 가깝게 되죠

무환수 무여과 어항은 수질이 그렇게(10까지) 나빠지지 않습니다

항상 2~3 정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굳이 사이즈를 빨리 키울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게 아니라 사랑으로 밥을 많이 줘야 한다는 건 아니겠죠? 그건 더더욱 아닙니다 밥 많이 줘서 죽는 물고기는 있어도 적게 줘서 죽는 물고기는 없습니다)

또한 물고기들은 수질이나 수온의 급격한 변화에 더 큰 충격을 받기 때문에 물을 갈아주지 않아도 적합한 수질이 유지된다면 훨씬 좋은 환경인 것입니다

 

(유튜브에 무환수 무여과 어항 수질 측정이라고 검색해 보세요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실험한 결과를 올려놓았습니다)

 

 

 

2번 또한 그냥 고정관념일 뿐입니다

무환수 무여과 어항은 물을 갈아주지 않기 위해 만든 방법이 아닙니다

탈질화작용이 잘 일어나도록 어항을 만들었더니 물을 갈아줄 필요가 없어진 것뿐입니다

그리고 제가 아까 만들어놓은 어항을 보시면 알겠지만 한 달 반동안 물고기도 넣지 못하고 물도 매일 갈아주는 기간도 있었습니다 (아직도 물고기를 못 넣었죠)

이 또한 상당한 수고를 하는 것인데, 단지 결과적으로 물을 갈아주지 않게 된다는 사실 하나만 보고 정성이 없다는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너무 편협하죠?

 

3번은 너무 바보 같은데요

물고기 오래 키운 사람들이 무환수 무여과 안된다는 말을 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들은 그냥 무환수 무여과 어항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사람이라는 이야기인데요

성공한 사람들이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을 때 실패한 사람은 왜 실패했는지 고민해 보아야지 '그거 안되는 거야'라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는 건 너무 창피한 이야기 같습니다

 

 

무환수 무여과 어항이 안된다고 말하려면

알아야 할 것이 너무 많고, 초기의 세팅에 너무 긴 시간이 걸리기에 초보자가 급한 마음을 가지고 뛰어들기엔 실패할 위험성이 너무 크다

라고 하면 너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무환수 무여과 어항에 어떤 수초를 사용하면 좋을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세요

 

 

무환수 무여과 어항을 유지하기 좋은 수초 추천

이전 글에서 무환수 무여과 어항이 유지될 수 있는 과학적 근거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그렇다면 무환수 무여과 어항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으신 분들도 있으실겁니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듯

oung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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